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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회고

[회고] : 파스타 공모전 회고

by 오주현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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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주제


파스타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한이음 공모전에 참가한 프로젝트를 다듬었던 일과 파스타 공모전만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 있었던 팀원간 일들을 회고한다.

회고 내용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와서 한이음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을 때 PaaS-Ta 공모전의 소식을 들었다. 교수님의 강력 권고로 한이음 공모전을 참여한 팀 중 대다수가 프로젝트 기능을 조금 다듬어 파스타 공모전에 참가했다.

우리는 바빴다. 7월 쯤이면 한 학기를 완전히 끝났고, 2학년 선배가 따로 진행해 주는 스프링 특강도 끝났지만 나는 임베디드 공모전에 참여해 프로젝트를 진행 하고 있었고 한이음 팀원과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자 할 일이 넘쳐나 우리는 모두 바빴다.

참가자 명단 체크를 해봤다. 한이음 팀 프로젝트를 조금 수정해서 나가는 것이니 모든 팀원이 다 참여할 줄 알았는데 2학년 팀장은 빠지겠다고 한다. ‘우리가 한이음 공모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너무 힘들게 해서 질려버렸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빠진다는 사람 굳이 잡지 않는다. 그렇게 파스타 공모전은 한이음 공모전 팀에서 2학년 팀장을 제외한 우리 1학년 4명에서 참가하는 공모전이 되어 버렸다.

먼저, 우리는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한 명은 프론트를 맡았고 동시에 발표 PPT자료를 만들기로 했다. 다른 한 명은 서류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나와 팀장은 한이음 프로젝트를 다듬기로 했다. 그리고 팀장은 발표 PPT자료를 만드는 것을 도왔고 나는 우리 프로젝트 작동 영상을 녹화하고 편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 팀의 분업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정확히 말 하면 분업이 좋지 않고 좋았다.라고 하기 보다는 각 역할에 대해 팀원이 미숙했다.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우린 아직 경험이 부족했고 서로를 잘 믿지 못 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였는데 한이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렇게 되었고 그렇게 파스타 공모전을 시작했다.

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 팀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 꼬인 매듭이 있다. 이걸 풀어서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한이음 공모전에서 시작된 매듭은 파스타 공모전에서 완전 뭉쳐버렸다. 잘 생각해 보면 우선, 각자 일 하는 방식이 달랐다. 프론트를 맡은 팀원은 매우 수동적이라 분담해 준 역할 외 일을 찾아 하려고 하지 않았고, 서류를 작성하는 팀원은 서류의 완성도가 썩 만족스럽지 못 했다. 팀장은 너무 자기 주장이 강했고 나는 너무 낙천적이였다.

팀원과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는 작업을 해야 했다. 나와 팀장은 먼저 한이음 공모전 프로젝트 파일을 열었다. 한이음 프로젝트는 외국인이 대상이라 페이지를 전부 영어로 만들었다. 떄문에 JSP 파일을 하나 하나 페이지 열어가면서 체크하고 한글로 바꿔야 했다. 사실 한글 버전을 먼저 만들고 영어로 바꿔뒀는데 한글 버전이 날아갔다. 이때 정말 영어를 한글로 다시 바꾸는 노가다를 하면서 배운 게 너무 소중하다. “ 버전 관리가 이래서 중요하다. “ 싶었다. 이 이후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서류고 뭐고 내가 싹다 버전 관리를 진행했다. 나는 정리를 좋아하고 이렇게 원하는 것을 바로 못 찾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에 내가 파일 형식을 지정해서 배포하면 팀원끼리 버전 업을 하는 식으로 버전 관리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글로 바꾸고 나서 또 문제가 있었다. 우리의 DataBase도 다 영어로 되어 있었다. 우리의 DataBase는 양이 좀 많았다. 음식을 넣고 음식에 들어가는 성분과 음식에 해당하는 알레르기를 넣었기 때문에 바꿔야 할 게 보통 많은 게 아니었다. 또 노가다가 시작되었다. 서류 담당, 팀장, 나는 서로 몇 개씩 담당해서 고쳐나갔다. 프론트를 담당하는 팀원은 수동적이고 참여율이 바닥이라 학교 끝나면 집 가기 바빴고 프론트 특성상 아웃풋은 있었을 지언정 팀에 기여하는 시간과 노력은 바닥이었다. 다시는 같은 팀을 하기 싫었다. 여튼, 그렇게 DataBase를 다 고치고 이제 PaaS-Ta를 구축해야 했다. 내 블로그를 보면 PaaS-Ta를 구축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PaaS-Ta 구축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유튜브에 올라오는 강의를 보고 따라했는데 자꾸 어느 부분에서 막혔다. 그래서 찾고 찾다 PaaS-Ta 홈페이지에서 애플리케이션 추가로 간단하게 구축하는 법을 찾았다. 거기서 DataBase를 선택하고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해서 구축이 가능했다. 이 이후로는 PaaS-Ta 구축을 팀장에게 넘겨줬고 팀장이 공모전 마감 전 까지 계속 PaaS-Ta 구축을 붙잡고 있었다. 팀장이 어려워 한 부분은 Python 쪽을 올리기 어려워 한 것 같다. 팀장이 PaaS-Ta 구축을 하는 동안 나는 게시판에 댓글 기능을 추가했다. 생각보다 신경쓸 게 많았다. 작성자가 아니면 삭제, 수정이 가능해선 안 되었고 다른 게시판에서 쓴 댓글은 또 다른 게시판에서 보이면 안 됐다. 그렇게 모두 마무리하는 동안 PPT와 서류가 거의 다 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팀장이 서류와 PPT를 보더니 다 갈아엎어야 한다고 한다. 난 의견이 좀 달랐다. PPT는 색상만 좀 단정한 톤으로 바꾸고 나갔으면 좋았을 것 같았고 서류는 바꾸는 게 맞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지금까지 해 왔던 일을 되돌아보면 우리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팀장 자기주장이 강했고 다른 두 팀원은 소극적이여서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다. 내가 말을 해도 “ 그럼 그렇게 해 와봐, 너가 해 봐” 이런 책임을 완전 떠넘기는 답만 돌아오니 이건 팀장이 아니라 약간 상관을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어차피 마무리 단계니까 빨리 끝내자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고 그냥 따랐다.
결론은 교수님에게 컨펌을 받는데 욕을 뒤지게 먹었다. 그 날 나는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다 회의에 늦게 참여했는데 입장하자 마자 들려온 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망했네..” 교수님 두 분이 회의 화면에 보였고 심각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우리의 PPT를 보고 그런 말을 한 것 같았다. 빠르게 우리는 PPT를 수정하려 했으나 시간이 40분 정도 남은 상태여서 중요한 부분만 빠르게 바꾸고 제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발표장에 가는 날이 왔다. 코로나로 인해 팀원 전원 참석은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고 나와 팀장이 가기로 했다. 발표는 서류 담당자가 하기로 했었는데 교수님이 팀장이 발표하라고 해서 팀장이 발표하게 되었다. 발표장에 사람들이 많이 왔다. 거의 모든 팀원이 한 강당에 모여 서로가 서로를 평가했고 앞에는 4년제 교수들이 나와서 질문과 평가를 했다. 우리 팀 발표 시간이 왔고 발표도 안정적으로 마쳤다. 당일 각 팀별 성적도 발표했는데 우리 팀은 특별상을 받으며 4등을 했다.

파스타 공모전은 좀 특이한 공모전이였다. 이제까지 참여한 공모전들은 참가를 하고 서류를 내고 아웃풋을 보여주며 평가를 받고 올라가는 형식의 공모전이였는데 파스타 공모전은 서류 통과 후 결선이 진행되었다. 때문에 우리 학교에서도 2학년 선배들도 도전하고 다른 1학년 팀들도 지원했는데 우리 팀만 결선에 올라갔고 수상했다.

4등을 했는데 상금도 200만원이나 줬다. 한이음 공모전부터 시작 된 매듭이 여기서 완전 엉켜버린다. 나는 당연히 팀 프로젝트였으니 별 생각 없이 1/n을 할 줄 알았다. 그렇게 “ 수고했습니다~ 고생했습니다~”하고 마무리 될 줄 알았는데 팀장이 “ 솔직히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나는 온전한 시간을 쏟았기 때문에 내가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 “라고 말을 했다. 아..머리가 아파온다. 200만원에서 30만원을 한이음 공모전 때 도와준 2학년 팀장에게 주고 170 중 본인은 50만원 가져가고 우리보고 나머지 1/n을 하라고 했다. 돈을 떠나 어이가 없었다. 팀 프로젝트여서 누구 한 명 없었다면 완성하지 못 했을거고 누구 한 명 없었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더 고생 했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누가 참여가 적었건 많았건 우리는 한 팀으로 구성되어 이뤄낸 성과인데 그 성과 속에서 그런 계산적인 분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에 오히려 내가 팀이라 생각했던 팀은 그 속에 조차 경쟁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회의감이 들었다. 이건 팀이 아니다. 이건 외주지 이게 어떻게 팀이냐는 생각에 나는 “그래도 팀이고 누구 한 명 없으면 없었을 상인데 같이 나누죠..”라고 했지만 팀장은 “나는 내가 한 노력에 대한 보상을 이렇게라도 가져가야 할 것 같아 아니면 난 진짜 억울해서 안 돼”라는 말을 했고 돈 가지고 더 이상 말 하는 것도 부끄러워서 그럼 난 괜찮으니 그렇게 하고 다른 팀원에게도 일단 그렇게 말을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발표 날 하루를 보내고 썩 기분 좋은 날은 아니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고 이제 곧 시상식이 다가올 쯤 상금에 대해 자세하게 나왔다. 200만원에서 세금을 제하고 180만원 정도가 들어온다는 것인데 팀장은 본인과 2학년 팀장에게 받는 금액은 50만원 30만원 유지하고 우리에게 돌아가는 금액에 대해서 세금을 모두 제했다. 나는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마치 우리는 고생을 하지 않은 것 처럼 느껴졌다. 단 돈 5만원을 덜 받는거지만 단 돈 5만원에 내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고생이 평가받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나빴다. 당연히 다른 팀원에게 먼저 전화해서 물어봤다.

“나는 돈 좀 덜 받는거 괜찮다 근데 그 의도가 나는 마음에 안 든다. 팀장이 고생한 것은 맞지만 그건 팀장으로서 역할이였고 팀장으로 고생했으니 더 가져가겠다가 아니라 내가 제일 많이 했으니 가져가겠다인게 우리가 한 부분은 완전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은데 너는 어떻냐” 물어봤다. 나랑 의견이 같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팀장에게 전화해서 말 했다. “ 팀장이 고생해서 팀장으로써 더 가져가고 싶다. 하면 진짜 기분 좋게 주면서 고생했다고 할 수 있다. 근데 그 의도가 우리보다 팀장이 기여한게 많다고 생각해서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가져가겠다고 한 부분에서는 그렇게 절대 줄 수 없다.이건 우리가 노력을 안 했다고 인정하는 꼴이지 않냐 나는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고 노력도 했다. 그런 의도로 주는 건 불가능 할 것 같다.” 팀장과 한 참을 실랑이 벌였다. 팀장의 말을 듣다 보면 이해가 안 가지도 않았다. 나도 애초에 프론트 담당 팀원이 수동적이고 아웃풋은 있더라도 프로젝트의 방향성에는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나는 팀이란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팀원이 4명인데 프로젝트에 투자한 시간이나 기여도나 일일이 수치로 계산을 한다면 당연히 1등부터 4등까지 순서가 매겨질 수 밖에 없다. 근데 그렇다고 뭐가 다른가. 팀은 1등부터 4등까지를 매겨둔 것이 팀이 아니라 1명부터 4명까지 포함되어 있는 게 팀이다. 모두 같이 행동하고 같이 무언가 발전시켜 나가는 게 팀이란 말이다. 그런 독단적인 판단으로 팀의 이득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다면 차라리 개인 참여를 하거나 프리랜서를 해야지 왜 팀 단위로 한다는 말인가?라는 생각 말이다.

그리고 사실 내가 이런 부분에 좀 더 민감하게 나왔던 이유는 내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중간에 팀장에게 들었던 소리 때문이었다. 팀장이 어느 날 나한테 “너가 뭘 했는데 너가 한 게 하나도 없다. 아웃풋이 하나도 없잖아”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그 날 매우 상처를 받았고 내가 한 일을 일일이 적어서 카톡을 보내줬다. 물론 나중에 팀장이 내게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 상처가 지워지진 않는다. 실제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계속 생각했다. ‘ 저 사람은 또 내가 아무 것도 안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이런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렇게 나와 팀장이 생각하는 팀의 정의는 다른가 싶었지만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것 같다. 말 했듯이 합의점이란 간단하다. 나는 상금을 좀 덜 가져가도 된 다는 것과 팀장에게 더 주는 것은 팀장이 유독 노력했고 그에 대한 보상 때문이 아니라 팀장으로서 했을 고생에 대한 수고로움을 인정해 주는 것에 의도를 둔다면 난 만족한다.

어떻게 보면 같아 보이지만 완전 다르다. 이건 중요하다. 서로의 노력을 인정해 주면서 남을 칭찬해 주는 것과 남을 까내리면서 나를 칭찬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팀이란 서로의 노력을 인정해 주면서 남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소통이 필요하며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적으로나 팀간 협업으로나 많은 것을 배웠다.

21년의 끝을 달리면서 다시 한 번 프로젝트 경험을 회고한다.

되돌아보면서


아직 나는 개인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지 않았다. 지금 계획하고 있고 진행중 이지만 팀 프로젝트 만큼 치열하진 않는 것 같다. 어차피 나중에 회사에 가게 된다면 나 혼자 일 하는 게 아니다. 같이 협업을 통해 일을 할 것이고 이런 프로젝트를 하면서 쌓는 사람 관계에 끼어드는 법을 배우게 된 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 적으로도 배운 부분이 많이 있다. 우선, 우리는 한이음 공모전 프로젝트를 어떻게 보면 유지보수해 나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데이터 구조를 보수했고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AWS에 올린 것을 PaaS-Ta에 올려도 봤다. 게시판에 댓글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고 한/영 버전을 바꾸고 서류를 작성하면서 버전 관리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그리고 중간에 Git Hub를 한 번 날렸는데 Git Hub 사용법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며 관리는 법도 추가로 공부했고 이제 와서는 Clean Code에 대한 부분도 다시 한 번 크게 반성하게 된다.

다시 한 번 말 하지만 이렇게 팀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해 볼 것을 추천한다. 살다보면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경우가 좀 일찍 온 것 같지만 덕분에 나중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조금 더 그런 팀원이 있는 팀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 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전체적인 프로젝트 회고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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